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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새삼스럽게 진단해보는‘한인회’라는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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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06 08:06
어떻게 보면 그‘사과’란 것이 합의를 유도하는 정책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의 자료실에 들어가 보면 동포사회의‘한인회’와 관련된 정보를 살필 수가 있다. 한인회가 맨 먼저 창립된 시기는 대략 1940년대 후반부이며, 2010년 시점으로 전 세계에 700여개의 한인회가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 세계 동포사회에서 한인회가 가장 많은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의 48개주에 190여개의 한인회가 있으며, 중국이 미국의 10% 정도인 18개(2010년 집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 유라시아에서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한국인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한인회가 있다고 보면 맞는 말이다.
한인회는 이념적으로 일정한 목표를 세우고 동지를 규합하여 창설된 단체가 아니다. 이민 와서 살다보니 우리들과 피부색이나 전통이 다른 민족들과 구분하여 ‘우리’라는 공동체로 우리가 필요해서 결성한 단체이다. 한인회가 생긴 이래로 지난 60년간 한인회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그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초기한인사회에서는 상부상조를 위한 친목기능으로 번성했고, 중기한인사회에서는 봉사기능의 역할로서 한인회가 주요 활동을 전개했던 것으로 재외동포재단은 분석하고 있다.
한인사회가 팽창하고 성장하게 되면서 다시 변화를 맞는데,‘동창회’‘향우회’같은 친목단체가 친목기능을 이양하게 됐고, 봉사기능은 전문봉사기관 등이 이관해, 결국 오늘의 한인회는 시대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미션 스테이트먼트(Mission Statement)가 필요한 전환기를 맞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인회장은 그런 변화에 걸 맞은 어떤 자세에 있어야 하는 사람일까. 한인회장은 정치하는 사람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한인사회를 대변하는 한인회장은 예산도 공권력도 없이 집단의사를 창출하여 단체를 이끌어야 하고,‘겨자씨’같은 실수에도 냉혹한 비판을 받고 물러나야하는 자리이다. 
한인회가 전환기를 맞던 과거로 잠시 거슬러 가보자. 수년전 LA에서는 미주총연회장 선거에서 일어난 부적절한 행위로 전 세계 한인사회의 논란거리가 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재외동포재단의 동포소식란에는 특히 미주에 있는 많은 한인단체장들의 선거 과정에서 무차별 파벌이 소동을 빗고, 단체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도 서로간의 이익에 따라 내분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파행이 넘쳐나고 있다는 내용들로 무성했다. 순수 민간단체의 선거나 운영과정에서의 혼탁한 상황은 다행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그 빈도수가 줄어들어 지금의 안정궤도에 다다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겼었던 것으로 재외동포재단은 기록하고 있다.
코리안저널의 금주 사설은 그 한인회장 자리를 민주주의의 기반 위에서 조명해보는 것으로 결론을 맺으려 한다. 민주주의 사회가 독재주의 사회와 다른 점은 한마디로‘다양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독재사회가 지도자 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라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여기서 독재사회의 병폐가 어떤 것인지를 굳이 논하지는 않겠다. 그렇다고 민주사회에서는 병폐가 없을까. 민주사회‘다양한 의견’의 그‘의견’이란 것에서 필연적으로 가져오는 병폐 가운데 하나가 바로‘갈등’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름으로 갈등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쯤해서 한인회장 자리가 무엇이고 그 역할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한인회는 그 지역에 모여 사는 한인들이 자신들의 친목도 도모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때로는 정치적 목소리도 내는 단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출발은 순수한 민간단체인 것이다. 즉 한인회장 자리는 순수 민간단체의 수장으로서 봉사하는 자리라고 본다. 여타 이익단체들처럼 이권을 바탕으로 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은 자리가 아닌, 오로지 다수의 의견에 입각한 다수의 안정과 다수의 바람을 추구하는 단체라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자리가 사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다수의 관심거리로 대두시키고, 정화되지 못한 언변으로 동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들이 점철되고 있다는 것은 어쨌거나 불행한 일이다. 종국에는‘탄핵안’까지 불거지면서 구석에 숨어있던 여론까지 들썩이게 하는 시점에서 적잖은 동포들이 대표적인 한인단체에 무척 실망하고 있다는 점을 지금의 한인회가 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늦지는 않았다. 한인회장으로서 그간 자신이 너무‘앞서나가지 않았나?’하고 판단이 섰다면,‘동포 전체에게 자존심을 양보하고 이제부터라도 미덕을 발휘하는 대승적인 정신’을 펼쳐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한인들도 한인회장의 튀는 듯했던 행동과 발언에 너무‘도가 넘었다’고 핀잔만 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그 ‘사과’란 것이 합의를 유도하는 정책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서로간의 갈등은 늘‘합의’로 풀어지지 않았던가. 합의에는‘양보’라는 미덕이 따라야 하는 것이고, 최소한 그렇게 해서라도 한인사회가 혼란의 절벽으로 질주하는 것만은 막고 싶었던 뜻이었다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휴스턴은 지금 봄기운이 완연하다. 추위는 한 풀 꺾이고 가장 먼저 입춘(立春)의 향기를 뿜어대고 있는 곳이 휴스턴이 아닌가 한다. 이 봄의 향긋한 공기처럼 싱그러운 소식들이 휴스턴 한인사회에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 봄에 휴스턴 한인회가 순수성을 찾아간다는 소식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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