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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일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일본

  • 코리안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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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14 00:05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양원 합동회의 연설을 저지해야 하는 이유
 
독일과 일본은 2차 세계대전으로 주변 국가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던 나라다. 그런데 두 나라는 전쟁 이후로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독일은 주변국가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화해의 노력을 펼쳤고 그 결과 EU통합의 중심 역할을 맡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일본은 어떠한가. 경제적으로 일본은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였으나 주변 국가들과는 여전히 영토 문제와 과거 전쟁 범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는 일본이 식민지 지배와 전쟁으로 주변국들에게 많은 희생과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었으면서도 이에 대한 가해의식이 부족해 과거 전쟁 범죄를 부정하는가 하면 오히려 자신들이 원폭에 의한 피해자라는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4월 말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을 획책하고 있다. 말 그대로 획책이다. 아베총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일본 중심의 수정주의적 역사관을 밀어붙일 연설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방문 일정과 합동연설이 확정된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정보에 능통하게 대처해 온 시민참여센터 등 풀뿌리 시민운동단체들은 이러한 사실이 현실로 드러날 것을 감지하고 있으며 “우익 세력을 등에 업은 아베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주변국에 씻기 힘든 상처를 안긴 과거사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세탁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풀뿌리 시민운동단체들은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을 막기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본격 돌입했으며, 우리 한인들이 모두 팔을 걷어 부치고 이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자손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검증된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극우적 민족주의의 발톱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 자들의 만행을 사전에 봉쇄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한인뿐만 아니라 의식 있는 미국인까지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서명운동에 들어간 지 불과 일주일 만에 5,000건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다는 소식이다.
서명을 하면 서명인 거주지 연방의원과 하원 외교위원장, 그리고 의회 연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실에 팩스로 자동 통보된다고 한다. 하원의장실은 5,000건 이상 서명을 받은 안건이 접수되면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에 나와 있다. 2007년 연방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해 통과시켜 일본 정치권의 공공의 적이 된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의 얘기는 퍽이나 감동적인 이슈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참회가 없는 아베 총리에게 의회 연설 기회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점은 우리가 혼다 의원에게 깊이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의 연설을 막으려는 시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당장 미국 입장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등 일본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일본의 거대 로비 세력은 의회 도처의 곳곳에 커다란 힘을 실어 보내고 있다. 이처럼 아베의 의회연설을 막기 위한 힘든 싸움을 목전에 두고 많은 한인들이 나 몰라라! 하는 분위기에 한국 외교관들의 반응마저 달갑잖게 다가오고 있어 시민단체들은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로비에 맞설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치밀한 계획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동안 한인 시민단체들은 정부 도움 없이 기림비 건립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인류의 보편적 인권침해 이슈로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시민단체 등이 이끄는 공공외교에 한국 정부는 물론이고 재외동포 사회의 책임 있는 유관단체들도 더 큰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일본은 패전 후 침략전쟁의 최고 책임자였던 천황이 면죄부를 받으면서 전범 청산이 미완에 그쳤고 군국주의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특수로 큰 호황을 누렸고, 그 덕택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면서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반면 한국은 36년간 식민지 통치에서 해방되었지만 미·소 냉전시대의 대립 속에서 남북 분단의 비극을 겪었다.
일본은 경제성장에 힘입어 국제사회의 선도국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역사 교과서에서 주변국에 대한 침략과 고통을 준 과거사 교육을 주저하는가 하면 주변국들과 영토문제로 대립 중이다. 한국과는 독도 문제로, 러시아와는 쿠릴열도, 중국과는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일본은 독일이 했던 방식으로 정치지도자의 적극적인 사죄와 반성을 통해 주변국들과 진정으로 화해하고 세계 리더로서 회복을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일본이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철저하게 반성하고 행동으로 사죄해 역사의 진실에 정직하며 떳떳한 이웃으로 돌아오길 충언한다. 바로 이런 희망을 포기할 수 없기에 우리는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을 끝까지 저지하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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