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전 총영사, 민간외교로 귀환
‘We Go To TEXAS’, 휴스턴까지 5개 도시 누벼

By 동자강 기자
info@kjhou.com
“총영사 시절, 저는 스스로를 ‘텍사스 1호 영업사원’이라 불렀습니다. 이제는 민간에서 우리 기업과 동포 사회의 이익을 위해 뛰는 ‘텍사스 민간 경제외교 1호 영업사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월 19일, 7박 8일간의 숨 가쁜 텍사스 순회 일정을 마무리하고 휴스턴에 도착한 정영호 전 총영사(현 K-MidSouth Nexus 대표/이민법인 대양 상근고문)를 코리안저널이 단독으로 만났다. 지난해 7월 이임 후 불과 6개월 만의 방문이다. 통상 전직 공관장이 퇴임 직후 관할 지역을 다시 찾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정영호 전 총영사의 행보는 달랐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현직 시절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달라스, 플래노, 어스틴, 테일러, 휴스턴 등 5개 도시를 누볐다. 주정부 고위 관계자부터 각 도시 경제개발공사(EDC) 대표, 그리고 한인 동포 지도자들까지 만나는 강행군이었다. 인터뷰 내내 정 전 총영사는 ‘비즈니스’와 ‘국익’, 그리고 ‘동포 사회의 통합’을 이야기했다. 정영호 전 총영사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었고, 계획은 치밀했다. 총영사 재임 당시 선언했던 3대 포럼(경제, 우주, 바이오)을 실현했던 것처럼 민간 경제 외교 역할의 로드맵도 구체적이었고, 일부는 벌써 현실에 반영했다.
‘K-MidSouth Nexus’로 기업 실질 지원
정영호 전 총영사는 귀임 6개월 만에 민간인 신분으로 텍사스를 다시 찾은 이유에 대해 “정부의 외교가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메우고, 지난해 갑작스러운 귀임 명령으로 인해 주정부 및 각 시 관계자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건네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정영호 전 총영사는 이번 일정 중 텍사스 주정부 국무장관실을 찾아 제인 넬슨(Jane Nelson) 장관의 수석 보좌관인 월터(Walter)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비록 몸은 떠났지만, 한-텍사스 경제 협력을 위한 나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고, 주정부 차원의 변함없는 신뢰를 재확인했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공관장으로 재임하며 많은 보람을 느꼈지만, 동시에 제약적인 상황도 있어 기업들을 더 적극적으로 돕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민간 차원에서 텍사스를 중심으로 경제외교를 이어가기 위해 컨설팅 법인 ‘K-MidSouth Nexus’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K’는 한국(Korea), ‘MidSouth’는 텍사스를 포함한 미 중남부, ‘Nexus’는 이 둘을 연결하는 허브(Hub)를 뜻한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이름을 짓는 데만 수개월을 고민했다. 단순한 회사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을 미 중남부 시장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삼성 테일러, “이것이 민간 외교의 힘”
이번 출장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테일러(Taylor)시와 관련된 구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18개월 만에 테일러시를 찾아 벤 화이트(Ben White) 경제개발공사(EDC) 대표와 재회했다. 이들은 삼성 팹 준공을 앞두고 한국 협력업체들의 진출을 돕기 위한 실무 회담을 가졌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인터뷰에서 특히 삼성 협력사들이 겪는 ‘비자 문제’를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삼성 팹 건설을 위해 수많은 한국 전문 인력이 들어와야 하는데, 미국 비자 발급이 까다롭고 지연되어 공기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대양’과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외교적 네트워크와 대양의 법률적 전문성을 결합해 비자 승인율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현재 많은 근로자가 문제없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벤 화이트 대표와의 미팅에서 한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진출 시 인센티브와 보조금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을 마쳤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개별 중소기업이 미국 시 정부를 상대로 협상하기엔 정보와 협상력이 부족하다. 그 중간에서 협상 테이블을 주도해 우리 기업이 최대한의 혜택을 받고 텍사스에 안착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바이오 펀드’로 체질 개선
정영호 전 총영사는 휴스턴 한인 경제의 체질 개선에 대해서도 대안을 동시에 내놨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현재 휴스턴 한인 경제는 부동산, 금융, 소매업 등에 편중되어 있다. 제조업과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으면 한인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해법으로 ‘바이오’와 ‘스타트업’ 양성을 제시 했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휴스턴은 세계 최대의 메디컬 센터(TMC)가 있는 도시다. 한국의 유망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을 휴스턴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 했다. 이를 위해 정영호 전 총영사는 한국에 ‘K-바이오 펀드’ 조성을 구상 중이라며 “한국에서 자금을 모아 펀드를 만들고, 이 자금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휴스턴에 진출시킬 것이다. 이 기업들이 성장해 고용을 창출하면 자연스럽게 한인 사회의 경제력도 커지고, 우리 2세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TMC 간의 협력을 이끌어냈던 총영사 시절의 경험이 밑바탕이 된 구상이다.
6월, ‘산업 시찰단’ 이끌고 재방문…‘비영리 사단법인’ 설립
정영호 전 총영사의 행보는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는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오는 6월, 텍사스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로 구성된 ‘산업 시찰단’을 이끌고 다시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달라스 경제개발공사의 린다 맥마혼(Linda McMahon) 대표와 휴스턴시 경제개발국장 그웬 틸롯슨-벨(Gwen Tillotson-Bell) 등 이번에 만난 주요 인사들도 시찰단 방문 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오는 2월 중 발기인 대회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비영리 단체인 ‘사단법인 한·텍사스 경제포럼’을 정식 등록할 계획이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단순한 영리 목적의 컨설팅 회사를 넘어, 공신력 있는 사단법인을 통해 한국 정부와 텍사스 주정부, 그리고 기업을 잇는 ‘삼각 편대(Triangle)’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1일 서울에서 열린 사전 네트워킹 행사에는 예상보다 2배 많은 140여 명의 기업인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6월 방문 시에는 AI 바이오 및 메디컬을 주제로 한 ‘라운드 테이블’ 형식의 포럼을 개최해, 오송-TMC-한국 기업 간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매칭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수·진보 갈등, 동포 사회 통합 중요
정영호 전 총영사는 “한국 정치가 양극화되면서 동포 사회도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갈등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정영호 전 총영사는 “총영사 시절 누누이 강조했듯 ‘한미 동맹에는 좌우가 없다’”며 “휴스턴 한인 사회가 한국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동포들의 권익과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호소하며 새로 부임하는 후임 총영사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진영 논리를 떠나 한마음으로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1.5세, 2세들이 미국 정계에 진출하려면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 1세대들이 비즈니스로 성공해 그 밑거름이 되어줘야 한다”며 차세대 리더 양성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휴스턴의 따뜻한 정 잊지 못해”
인터뷰 말미, 정영호 전 총영사는 휴스턴 한인 동포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휴스턴 동포 사회는 정말 따뜻했다. 서로 챙겨주고 베푸는 그 마음을 잊을 수 없었다. 제가 하는 일이 우리 기업을 살리고, 그것이 곧 휴스턴 한인 상권을 살리고, 결국엔 우리 동포들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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