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의사정족 미달 시 ‘게리맨더링’ 본격화


By 동자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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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텍사스 주의회가 공화당 주도의 연방 하원 ‘선거구 재획정’ 문제로 내전 상태처럼 요동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선거구 중 하나는 바로 휴스턴이다. 이번 사태는 공화당이 2026년 중간선거의 승리를 위해 휴스턴을 중심으로 한 선거구를 노골적으로 유리하게 재편하려 하자, 지난 3일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를 전면 거부하며 표결을 막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증폭됐다. 텍사스에서 시작된 이 정치적 대립은 미국 전역의 선거 지형을 뒤흔들 뇌관이 되고 있어 미주 전역이 주시하고 있다.
표결 막으려 주 떠난 민주당…“중국으로 돌아갔나?” 막말
사건의 발단은 공화당이 2026년 선거부터 연방 하원 5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제출한 새로운 선거구 지도였다. 이에 민주당 하원의원 50여 명은 법안 표결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의사정족수 미달 전략을 택하며 워싱턴 D.C. 등으로 떠났다.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자, 공화당 소속의 메이스 미들턴(Mayes Middleton) 주 상원의원은 4일 중국계인 진 우(Gene Wu) 주 하원의원을 향해 소셜 미디어에 “진 우가 중국으로 돌아갔나?”라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가 마르크스주의 재교육이 필요하다면 중국 공산당이 받아줄 것”이라며 인종차별적 공격을 이어갔다. 이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소수 인종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공산주의 피해 자유 찾아 미국행
진우 의원은 자신과 가족이 중국의 공산주의를 피해 미국으로 온 ‘공산주의의 희생자’임을 강조하며 미들턴 의원의 발언에 정면으로 맞섰다. 진우 위원은 “우리 가족은 공산주의의 희생자였으며, 가능한 한 빨리 이 나라로 도망쳤다”고 밝히며, 자신을 공산주의자나 스파이로 모는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의석수를 위한 선거구 재획정은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의 칼끝, 11선 알그린과 민주당 대표 향해
공화당이 제출한 새 지도의 칼끝은 휴스턴의 민주당 텃밭, 특히 베테랑 흑인 의원과 여성 의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11선인 알그린 (Al Green)의 제9선거구는 휴스턴 남부에서 동부 외곽의 보수 성향 지역으로 완전히 이동시켜, 민주당 텃밭을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리지 플레처 (Lizzie Fletcher) 의원 제7선거구는 이번 재획정의 최대 표적이다. 민주당 성향의 휴스턴 도심 지역을 잘라내고 보수적인 외곽 지역을 편입시켜, 플레처 의원을 낙선시키려는 의도로 해석 되고 있다. 고인이 된 쉴라 잭슨 리 (Sheila Jackson Lee) 의원이 다선을 지낸 후 휴스턴 전 시장인 터너가 이어 받은 제18선거구는 오랜 기간 흑인 커뮤니티를 대표해왔다. 공화당은 이 지역구에 다른 민주당 지지자들을 더욱 밀어 넣는 ‘집중(Packing)’ 전략을 통해 주변 선거구의 민주당 표를 희석시키고 있다. 텍사스 민주당 하원 대표단 의장을 맡고 있는 리지 플레처 의원은 “이번 싸움은 단순히 의석 하나를 지키는 것이 아닌, 소수 인종과 지역 공동체의 목소리를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싸움”이라고 규정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쪼개진 선거구 반 민주주의 vs 정치 공세에 활용 나쁜 일
이번 사태에 대해 휴스턴 한인 사회를 포함한 아시아계 커뮤니티는 분노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계 인구가 밀집한 포트밴드 카운티(Fort Bend County) 를 여러 선거구로 조각내는 ‘균열(Cracking)’ 전략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아시아계의 정치적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분산시켜 투표권을 약화시키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과거 휴스턴 한인시민권자협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인권운동가 최씨는 “마치 우리가 여기 없는 존재인 것처럼 취급한다. 우리를 무시하거나, 그냥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는 2025년 현재, 더욱 노골화된 공화당의 공세 앞에서 더 큰 분노로 타오르고 있다. 인종적 특성을 무시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쪼개진 선거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반영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에 분노 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 김씨는 “선거구 조정을 협의를 언제든 재획정 될 수 있는 일인데 민주당이 정치 공세에 활용하고 있는 나쁜 일이다.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발 ‘재획정 전쟁’, 전국으로 확산되나
텍사스에서 시작된 선거구 재획정 논란은 이미 주 경계를 넘어섰다. 만약 공화당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서도 즉각 ‘보복성 선거구 재획정’에 나서 공화당 의석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번 사태의 결과에 따라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이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선거구 지도를 뜯어고치는 대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텍사스발 게리맨더링 전쟁 우려가 나오고 있고, 텍사스의 이번 결과가 미 전역의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역사적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한편, 공화당 지도부는 “15일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현재 열리고 있는 첫 특별 회기를 조기 종료시키고, 특별 회기 소집을 계속 반복 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지속 되면 불출석 의원들의 복귀를 강제화 하기 위해 체포영장 발부 동의안 의회 표결까지 밀어 붙이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리맨더링 (Gerrymandering) 이란?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 지도를 인위적으로 왜곡해서 그리는 행위다. 공정한 선거는 유권자의 표심이 의석수에 최대한 비례하여 반영되어야 하지만, 게리맨더링은 그 원칙을 무너뜨린다.
게리맨더링의 어원은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엘브리지 게리(Elbridge Gerry) 가 자기 당(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며 이때 만들어진 선거구의 모양이 마치 전설 속 동물인 샐러맨더(Salamander) 처럼 기이하고 구불구불한 모습이 되버리자 이를 본 당시 언론이 주지사의 이름 ‘게리(Gerry)’와 ‘샐러맨더(mander)’를 합쳐 ‘게리맨더(Gerrymander)’ 라고 풍자한 데서 유래했다.
게리맨더링의 두가지 수법은 첫째 ‘집중(Packing)’이다. 집중은 상대방 지지자들을 소수의 특정 선거구에 몰아넣어, 그 선거구에서는 큰 표 차이로 이기게 놔두는 대신 다른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상대방의 영향력을 없애는 전략이다. 두번째는 ‘균열(Cracking)’이다. 균열은 상대방 지지자들이 밀집한 지역을 여러 개의 선거구로 조각내어 흩어버림으로써, 어느 선거구에서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게 만들어 그들의 표를 사표로 만드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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