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5만 시대, 지역의 지형도를 바꾸다
역대 최대 규모 ‘아시안 아메리칸 통계’ 발표

By 동자강 기자
info@kjhou.com
라이스 대학 킨더 도시 연구소(Kinder Institute for Urban Research)가 지난 12일(월), 휴스턴 광역권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안 인구에 대한 대규모 심층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 연구(Asian American Community Study)’는 지난 30년간의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리스, 포트 벤드, 몽고메리, 브라조리아 등 주요 카운티에 거주하는 아시안 주민들의 삶을 추적 분석 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한인을 비롯해 중국, 인도, 필리핀, 일본, 파키스탄, 베트남 등 7개 주요 그룹을 세분화하여 분석함으로써, 그 동안 단일 그룹으로 통계 된 아시안 커뮤니티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역 휴스턴’ 아시안 파워 확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광역 휴스턴 아시안 인구는 65만 5천 명을 넘어섰고, 이는 지역 사회의 인구 통계학적 구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40년 사이 이 지역의 아시안 인구 점유율은 1.8%에서 9.9%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거주 지역의 광역화다. 2010년부터 2023년 사이 포트 벤드 카운티의 아시안 인구는 117%, 몽고메리 카운티는 무려 180%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2의 한인타운이라 불리는 케이티 지역인 포트 벤드 카운티에 거주하는 아시안 인구 수는 1980년 당시 텍사스주 전체 아시안 인구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은 수준이다. 그룹별로는 인도계가 15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어 지역 내 가장 큰 단일 아시안 그룹 부상했다.
심화되는 경제적 양극화 우려
이번 연구는 흔히 아시안 커뮤니티를 수식하는 경제력 있는 커뮤니티 이면의 경제적 격차를 지적했다. 전체 통계로 볼 때 아시안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6%가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이지만, 4가구 중 1가구 25%는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어 아시안커뮤니티에서도 소득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공화·민주 균형, 캐스팅보트
다가오는 2026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아시안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신중한 중도’ 성향을 보였다.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공화당, 민주당, 그리고 무당층이 각각 30~31%씩 정확히 3분할 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어느 정당도 아시안 표심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세부 그룹별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베트남계(45%)와 필리핀계(42%) 주민들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일본계(42%)와 인도계(37%)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중국 및 대만계와 파키스탄계는 절반에 가까운 47%가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미국 출생 아시안 2세대의 경우, 부모 세대의 민족적 배경과 상관없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해 세대 간 정치 성향의 변화도 감지됐다.

진보적 사회관과 보수적 안보관의 공존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아시안 주민들의 시각은 복합적이다. 낙태 합법화에 대해 75%가 찬성하고, 성소수자 보호 정책에 71%가 동의하는 등 사회적 권리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목소리를 냈다. 반면 총기 문제에 있어서는 71%가 총기 소유 권리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82%가 강력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안전을 담보한 권리’를 원하는 이중적인 심리가 반영됐다. 한편, 아시안 주민들이 겪는 차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과제로 남아있다. 응답자의 약 40%가 본인 또는 가족이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일상적인 모욕이나 배제, “미국인이 맞느냐”는 식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질문들이 주된 차별 유형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직된 정치적 환경이 이러한 반아시안 정서를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했다. 라이스대 킨더 연구소의 대니얼 포터 인구 연구 센터 공동 소장은 “아시안 주민들은 이제 휴스턴의 주변부가 아닌 지역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핵심 주체”라며, “단순히 ‘아시안’이라는 이름으로 묶기에는 내부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통계 속에 ‘한인’은 없다
이번 킨더 연구소의 보고서는 휴스턴 아시안 사회의 성장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한인커뮤니티는 커뮤니티 통계에서 제외 하며, 한인 동포 사회에 안타까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인을 포함한 7개 그룹을 조사했다고 밝혔음에도, 정작 발표된 주요 결과에서는 한인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휴스턴 내 인구 규모가 한인보다 적은 일본계의 정치 성향 수치는 구체적으로 명시된 반면, 한인에 대한 언급이 누락된 점은 한인커뮤니티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인커뮤니티가 아시안 통계에 기록되고 인용되지 않는다면, 정책적 배려나 지원에서도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연구소 측은 향후 1년간 추가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후속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보고서에서는 한인 사회의 목소리가 뚜렷한 데이터로 기록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차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이번 통계 조사의 상세한 보고서 내용은 킨더 연구소 웹사이트(kinder.rice.edu/aacs)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