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평화 협상 기대감에 5월 유가 급락… 여름철 ‘운전 시즌’ 복병 여전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전역의 주유소 기름값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며 가계 부담에 숨통이 트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진짜 안정기’로 보기는 이르다고 경고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의 5월 28일(목) 전국 유가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42센트를 기록하며 지난주 대비 12센트 하락했다. 이란과의 평화 종전 협상 기대감이 급부상하면서 국제 유가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 덕분이다. 특히 정유 시설이 밀집한 텍사스주의 경우 평균 유가가 갤런당 3달러 92센트까지 내려앉으며, 전국 평균은 물론 최고가를 기록 중인 캘리포니아(6달러 7센트) 등지에 비해 가계 부담이 한층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유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월간 낙폭’ 전망글로벌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는 5월 한 달간 20% 이상 폭락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산 원유(WTI) 역시 5월 들어 19% 가까이 동반 추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마주하는 주유기 가격에 반영됐다. 올해 최고점이었던 갤런당 4달러 56센트에서 어느덧 17센트 가까이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정유 업계는 현재의 유가가 이란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이상 대폭 치솟아 있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트럼프 “최종 결정 앞둬”… 입방정에 움직인 유가최근의 유가 급락을 견인한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종전 협상 압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한 달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소 6차례 이상 중동 협상의 진전을 주장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오늘인 29일(금) 오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협상 관련 “최종 결정(Final Decision)을 앞두고 있다”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고, 이 메시지가 시장에 타전되자마자 국제 원유 선물 가격은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미연방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신 Ceasefire(휴전) 합의안을 검토 중인 것은 맞으나 아직 최종 승인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6~7월이 진짜 고비”… 재고 바닥에 재폭등 우려도에너지 전문가들은 주유소 가격표가 잠깐 내려갔다고 해서 안도하기엔 이르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엑슨모빌(ExxonMobil)의 닐 채프먼(Neil Chapman) 수석 부사장은 “원유부터 휘발유, 디젤, 항공유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모든 상업적 에너지 재고가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다”라며 “만약 이번 휴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고, 이 경우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9달러대까지 폭등하는 재앙이 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셰브런(Chevron)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워스(Mike Wirth) 역시 최근 브리핑에서 “중동의 핵심 보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제한이 장기화한다면 유가의 상방 한계선이 어디까지 열릴지 알 수 없다”라며 다가오는 6월과 7월이 향후 글로벌 에너지 물가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AAA 측은 “현재 기름값 하락세는 반갑지만, 여전히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여름철 본격적인 휴가 및 운전 시즌이 시작되면서 통상적인 수요 폭증이 맞물리면 유가는 언제든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코리안저널 데일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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