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예배를 마치고 문을 나선 교회 앞마당,
3월의 갓 태어난 햇살이 보석처럼 쏟아진다.
아~ 이 거룩하고 눈부신 찬란함!
한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시간이 멈춘 듯…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을 샤워하듯 느끼고 있었다.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니 나를 이끌며, 햇살 물결 속 반짝이는 연둣빛 새싹의 손짓들
그 사이사이 천사의 얼굴!
뽀얀 냉이꽃이 활짝 웃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끽하고 있다.
“어머나~ 추운 겨울 어떻게 견뎠어?”
“이렇게 벌써 불쑥! 예쁜 모습으로 태어났니?”
얼른 다가가서 앉았다.
어루만지다, 들여다보다, 어떻게 봄을 아느냐고, 이리저리 물었다.
아름다운 왈츠에 리듬을 타고 있는 바람과 오랜 조우에 취한 듯,
나의 질문에는 아량 곳, 대답이 없다.
이 위대한 기적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이 신비로운 감격은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하는 걸까?
텍사스의 최 남부, 멕시코의 최 북부,
이 곳에도! 올해도! 또 봄은 와주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숨결이 투지와 희망으로 가득 차,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겨울을 지난 목화밭에는 다시 씨가 뿌려질테고 새 싹이 자라나고 꽃이 필 테다.
다양한 국적과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다시 국경을 분주히 드나들테고,
이곳에 뿌리를 내린 한국인들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딛고 일어서
고된 일상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더 강한 투지와 생명력으로 거듭나
새 가지에 움 틔우듯, 희망의 봄 맞이 준비를 할 것이다.
이 영원 무궁한 순환속에 존재하는 이 짧은 순간을 우리는 산다.
너무나도 리얼하게, 너무나도 쉽게, 세상 모든 이에게 알려주는, 세상 모든 이치들
이미 지나쳐 버려 돌이 킬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운 후회와 미련들,
그 수많은 시간들이 물들인 단풍과 낙엽들은
다시 새로운 생명력과 에너지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림자 진 마음 곳곳을 찾아오는 새 봄의 햇살로,
온 세상 푸르른 생기 머금은 들꽃들의 신비로
세월은 가도, 계절이 바뀌며 3월이 오는 이유다.
움츠렸던 1월의 계획들이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뜬다.
나는 어느 계절에 살고 있는가?
나는 왜 이곳에 와 있는가?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사느라,
신이 내게 선물한 이 찬란한 삶의 찬양을 잊고 있는가!
가슴을 에이는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소리가,
3월의 햇살속에 눈물처럼 반짝이며 맴돌고 있다.
순간, 내게 쏟아지던 그 눈부신 햇살의 기적!
천사처럼 다가온 노란 냉이꽃의 손짓!
그 순간들이 내게 알려준 거룩하고 위대한 가르침을 나는 붙잡는다.
마음의 굳은 살을 떼어내고 나도 꽃씨를 뿌리리!
살아있는 이 순간,
찬란한 이 순간들의 경이로움으로 영원히 살리!
2024년 3월 햇살 눈부신 오후
김 엘리사 (chalet7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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