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비행기 교관의 체험기



“Thank you so much today. It was a good landing!” 방금 관광비행을 마친 고객과 악수를 나누며 웃으며 배웅을 했다. 생애 첫 경비행기 체험 또는 훈련 입과를 앞두고 첫 비행을 하는 사람들의 상기된 모습을 보는 것은 항상 보람된 일이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South Padre Island 관광비행을 신청한 고객 두분을 모시고 한 시간 반의 코스를 무사히 마치고 올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 곳은 미국 텍사스의 거의 최남단에 속한 맥알렌(McAllen). 2023년 3월부터 이 공항에 있는 작은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써 비행을 하고 있다. 텍사스와 아무런 인연도 없던 내가 여기에서 혼자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은 새삼스레 신기하기도 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비행기 조종사를 꿈꿨고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야지라며 호기롭게 사표를 쓰고 한 몸 내던졌지만 코로나사태를 제대로 맞아버렸다. 귀국 후 항공사 채용문은 닫혀 있었고 그 후로 신규공채를 기다리며 생업에 종사하다 다시 미국문을 두들겨 현재에 이르렀다는 흔한 비행청년의 이야기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여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E-4)에 대해 언급했다는 소식에 잠깐 긍정적으로 기대했었지만 그 후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며 이번 회기에도 상하원 법안을 통과되긴 어렵겠구나 하며 입맛만 다질 뿐이다. 주변에 많은 비행 청년들이 미국에서 비자를 받아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H-1B 비자나 스폰서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졸업후 STEM OPT를 사용하여 체류기간을 늘리거나 비숙련 영주권(EB-3)을 신청하여 영주권 문호가 빨리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내가 맥알렌에 와서 느낀점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아직까지는 렌트비를 포함한 생활비가 저렴하다는 점이 있겠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순위에 항상 언급될 정도로 치안이 좋다. 처음에 멕시코와의 국경지대라는 점이 이곳으로 이사올 때의 불안요소였지만 막상 와보니 생활하는데 문제될 점이 없었다.
2월부터 95F를 넘는 날씨에 한여름에는 110F를 넘나드는 폭염! 이번 여름은 정말로 죽다 살아난 기분이였다. 이 노후 된 비행기들은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단 한 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내렸을 때 양말부터 티셔츠며 속옷까지 모두 땀으로 샤워를 할 수밖에 없었고 어떤 학생은 구토를 하기도 했고 멀미를 호소하기도 했다. 나도 틈나는 대로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다시 일을 해야만 했다. 어찌 보면 열악한 환경이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시작한 일에 비행 스케쥴이 있음을 감사하며 올해를 버틸수 있었던 것 같다.
한여름 낮의 무더위는 정말 살인적이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맥알렌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 끝없이 펼쳐진 풍력 발전기는 밤에 보면 빨간 불빛이 들어와 마치 한국의 교회 불빛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처음에 여객기를 타고 면접을 보러 방문했을 때에는 냉수에 밥말은 것 같은 밋밋한 풍경이였지만 지내다 보니 정겹고 옛날 만화영화에 나오던 컨츄리풍의 자연에 사는 기분이 든다.
이 곳에 온지 얼마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그새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하나 둘 씩 단독비행을 하고 곧 자가용 면허시험을 앞둔 모습을 보며 시간이 빠르게 흘렀음을 느낀다. 한번의 실수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일이기에 항상 조심하려고 애쓰지만 진지함과 동시에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게 가르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목표를 이루는 날까지 올해도 안전비행을 다짐해 본다. <기사제공 : 김한규 비행교관(754-610-8726 / 956-318-1800)>


글쓴이 소개 : 김한규 비행교관은 맥알렌 지역 최초의 한인 비행 교관이다. 그의 회사는 맥알렌 국제공항에 인접한 McAllen Flight Academy라는 곳이다. 비행기 조정에 관련된 문의는 다음의 이 메일로 연락을 하면 된다.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한번 해결해 볼수 있지 않을까해서 추천꾹이다.
문의 : hkim.pilot@gmail.com
회사명 : McAllen Flight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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