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생식 사료 먹은 고양이 조류독감으로 사망
전문가 “비살균 유제품도 위험”

By 변성주 기자
sbyun@kjhou.com
최근 고양이들이 고병원성 조류독감(HPAI), 특히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한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오염된 생식 사료를 섭취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2024년 3월 미국에서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주로 낙농가의 젖소에서 발견되었으나, 현재까지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에게도 확산되었다. 이들 중에는 야생 고양이,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 그리고 동물원에 있는 큰 고양이들도 포함됐다. 특히, 농장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폐사하면서 낙농가의 젖소들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연말인 2024년 12월 초, 미국 오리건주에 본사를 둔 애완동물 사료업체인 ‘노스웨스트 내추럴스(Northwest Naturals)’는 자사의 고양이용 생식사료 한 제품에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며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이 제품은 ‘Feline Turkey Recipe’란 브랜드로, 유통기한이 2026년 5월 21일 및 6월 23일로 표시된 2파운드짜리 냉동 사료로 밝혀졌다. 해당 제품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 미국 여러 주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건주 워싱턴 카운티에서 한 실내 고양이가 이 사료를 섭취한 후 H5N1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죽은 고양이의 바이러스와 사료가 유전자적으로 일치했고, 외부 환경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내에서 키운 고양이어서 사료가 원인이었음이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캘리포니아 LA 카운티에서도 한 가정에서 고양이 다섯 마리가 생식 사료를 섭취한 후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다섯 마리 중 네 마리는 감염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
또한, 다른 가정에서는 비살균 생우유를 먹은 고양이 네 마리가 모두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고양이는 발열, 무기력, 눈·코 분비물 증가, 호흡곤란, 신경학적 문제 등을 보이며, 빠르게 악화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생식 사료나 비살균 유제품 섭취를 삼가하고, 반려동물을 철저히 실내에서 관리하며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차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사료 오염과 같은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수의사의 진단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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