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책 프로젝트 위해 불가피했던 국적 상실
험난한 복원 뚫고 후배 과학자들의 ‘테스트베드’ 되다

By 동자강 기자
info@kjhou.com
휴스턴 한인사회의 우수 과학자가 대한민국의 뿌리를 다시 찾고, 당당한 복수국적자로서 한미 양국의 과학 발전을 잇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총영사 이경은)은 지난 4월 2일(목) 오전 11시,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김정환 교수(UT Health 휴스턴)에 대한 특별한 국적회복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이경은 신임 총영사가 부임 직후 주관한 뜻깊은 수여식으로, 동포사회의 우수 인재를 모국의 국익과 연결하는 귀중한 첫걸음으로서 그 중요한 의미를 더했다. 일반적으로 미주 한인 사회의 복수국적 취득은 65세 이상 고령 동포의 영주귀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김 교수의 사례는 국가적 기여도가 높은 학자 등에게만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까다로운 ‘우수인재’ 복수국적 인정 조항을 통과한 것으로, 휴스턴 동포사회에서도 매우 이례적이고 기념비적인 쾌거다.
군필 과학자, 국가 장벽 앞 ‘전략적 선택’
휴스턴 한인 동포인 김교수는 현재 텍사스 메디컬 센터 내 텍사스주립대 의과대학 부교수이자 재미과학자협회(KSEA) 남텍사스지부 회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가 처음부터 미국 국적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병장으로 26개월의 군 복무를 만기 제대한 군필자다. 경희대(학·석사)와 플로리다 대학교(기계공학 박사)를 거쳐 UT 어스틴에서 신경과학 포스닥 과정을 밟은 김 교수는 2013년 베일러 의대에서 뇌 혈류와 뇌 활동(Brain Activity)을 연구하는 뛰어난 학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학자로서 NASA나 국방부(DOD) 등 대규모 미국 국책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민권’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야만 했다. 직업적 제약 때문에 2014년 NIW로 영주권을 받은 후 시민권을 취득하며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을 상실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부터 이미 대한민국의 ‘우수인재 국적회복’ 제도를 인지하고 철저한 마스터플랜을 세워두고 있었다.
험난한 과정 뚫어내며 자연스레 ‘테스트베드’ 역할
우수인재를 통한 국적 회복의 길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각 소속 기관장의 추천서를 비롯한 방대한 서류를 준비하는 데만 꼬박 4개월이 걸렸고, 심사 통과까지 8~10개월의 긴 기다림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코리안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 자문을 구하면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만류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 복잡한 과정을 제가 직접 부딪혀 뚫어내면서, 본의 아니게 향후 국적을 회복하려는 후배 과학자들을 위한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이 험난한 성공 사례가 뛰어난 역량을 가진 수많은 미주 한인 후배들이 모국과 미국 양쪽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총영사관 적극 안내·홍보 빛 발해
이러한 뜻깊은 과정에는 영사관의 숨은 노력도 한몫했다. 김 교수는 “과거와 달리 휴스턴 총영사관 측에서 해당 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홍보에 나선 것이 큰 동력이 되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최근 부임한 이경은 신임 총영사 역시 임기 초에 이처럼 동포사회의 값진 결실을 축하하는 증서 수여식을 직접 개최함으로써, 우수 인재와 모국을 잇는 총영사관의 핵심 역할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과 중요한 의미를 새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사회의 우수 자산, 모국 국익으로 직결
김 교수는 열유체역학을 응용해 MRI로 뇌 혈류와 뇌 활동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최첨단 융합 연구를 수행 중인 석학이다. 이번 제도를 통해 이중국적이 공식 허용됨에 따라, 미국 내 연구 활동에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으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당당히 행사하게 되었다. 이경은 총영사는 수여식에서 “뛰어난 과학자이자 한인 커뮤니티의 수장으로서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계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그간 쌓아오신 전문 지식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각별한 기대를 전했고, 김정환 교수는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가슴 벅차고 기쁘다”고 말했다.
단순한 행정적 절차를 넘어 조국을 향한 한 지식인의 끈질긴 애정이 빛을 발한 이번 국적회복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은 미주 한인 인재들을 모국과 연결하는 튼튼한 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특히, 이 귀중한 첫걸음이 마중물이 되어 유사한 역량을 갖춘 훌륭한 동포 학자들의 국적 회복 사례가 널리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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