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여 전 세계를 참 많이 다녔다.
그때마다, 가는 곳곳마다, 내 곁에 늘 함께 하는 것은 커피다.
술에 취하고 싶을 때, 약간의 외로움이 찾아올 때, 나는 늘 커피를 마신다.
길거리에 앉아서도 좋았다. 맘에 드는 카페 구석에 뜨거운 커피 한잔으로 몸을 푹 쉬어도 좋았다.
그때마다 언제나 나와 함께 했던 커피,
그 알 수 없는 씁쓰레한 매혹은 나를 알콜보다 더 깊은 심연으로 취하게 하는,
참으로 신비로운 힘, 그 이상의 것이었다.
커피를 앞에 두고 나는 늘 여행수첩을 꺼내 끄적거렸다.
나의 가장 깊고 따뜻한 친구, 그러나 너무 쓰고 너무 달콤한 친구,
나의 온 몸과 마음을 독하게 위로하며 이해하는 친구,
모두가 낯선 이방인의 눈길을 아무런 불편없이 녹여주던 친구, 바로 커피, 너다!
내 삶에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밀애 하며 나의 모든 희로애락 시간의 영역에 함께하는
가장 면밀한 친구, 너, 커피 한잔!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 플로렌스 카페에서, 괴테가 머물던 자리를 떠나오지 못했던 기억,
가도가도 끝없던 모로코 사하라 사막 근처 텅 빈 적막한 카페에서,
너무 아름다워 울어버렸던 고비사막 홍그린 엘스의 모래 산 바람 곁에서
수많은 시간들 속에 묻힌 너를 떠올리며 나는 자주 너와의 여행을 시작한다.
생각하면 너무 아쉬운 사라진 시간들,
그러나 커피 한잔을 앞에 두면, 나는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떠날 수 있다.
불현듯 오늘은, 바람이 쌓아 둔 시간 속 베니스의 거리로 너를 찾아 떠난다.
기다려 그곳에! 나의Coffee여! 내 영혼의 친구여!
에스프레소
그녀의 아이라인은 너무 짙다
벨벳 모자아래 잔잔히 마주치는 수평선
미로의 물길을 따라간 바다가 껌벅 인다.
무수한 얼굴사이로 흘러 들어온 오후
나른한 햇살이 기대어 졸고 있는 대리석 탁자 위
우유 빛 가슴을 반쯤 드러낸 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
악마처럼 검고 뜨거운 유혹
나는 중독된다
감미로운 슬픔이 목덜미를 지난다
통증의 가장자리 뜨거운 파열이 생긴다
지독하게 쓰디쓴 향기가 굳어진 시간을 어루만진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저녁 어스름 노랫소리
고독조차 사라진 고독을 노래하는 집시
검은 망사스타킹을 드러내며
구걸을 하는 베니스의 산 마르코 광장
수백 마리의 비둘기떼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다.
식은 빈 잔을 다시 데우며
내 눈빛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고혹의 정중한 입맞춤, 오직
그녀를 사랑하는 것
2024.03.12(화) 맑고 기분 좋은 바람 날,
업무 중에 커피를 마시다가…!
김 엘리사 (chalet700@gmail.com)






![[토요와이드] 이 대통령, 美빅테크 CEO 회동…여야 내홍 격화 7 [토요와이드] 이 대통령, 美빅테크 CEO 회동…여야 내홍 격화](https://kjhou.com/wp-content/uploads/2026/07/Lee-0725-120x8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