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고의 미식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텍사스 휴스턴의 레스토랑 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70개국 이상의 다양한 요리로 휴스턴의 정체성을 형성해온 로컬 레스토랑들이 비용 상승과 고객 감소라는 이중고 속에서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계속되는 폐업 행렬
텍사스 레스토랑 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의 38%가 방문객 감소를 보고했으며, 4%는 상당한 수준의 고객 감소를 경험했다. 특히 술 판매는 지난해 9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5%나 급감했다. 역사적으로 레스토랑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주류 판매 감소는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41년 전통의 미드타운 이탈리안 레스토랑 다미안스 쿠치나 이탈리아나를 비롯해 올해만 수십 곳의 식당이 폐업했다. 9월 한 달에만 최소 11개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으며, 언더벨리 호스피탈리티의 파스토레, 코말리토, 와일드 오츠 등 화제를 모았던 신규 레스토랑들도 짧은 영업 기간을 끝으로 철수했다.

치솟는 운영비
휴스턴 대학 비즈니스·호스피탈리티 전문 티파니 르장드르 교수는 “노동시장 침체로 인해 사람들이 외식 예산을 줄이고 있다”며 “휴스턴은 레스토랑 수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소규모 식당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텍사스 레스토랑 협회 조사에 따르면 88%의 업주가 식재료 비용 상승을 호소했고, 66%는 인건비 증가, 52%는 고객 감소를 경험했다. 식료품 가격은 거의 2배 이상 올랐으며,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아보카도와 라임 가격이 20달러에서 45달러로 급등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허리케인 베릴과 5월 데레초는 이미 취약했던 레스토랑들에 결정타를 날렸다. 많은 식당이 며칠씩 정전을 겪으며 수천에서 수만 달러의 재고 손실을 입었다. 15년 전통의 스위트 부티크 베이커리는 허리케인으로 고객이 급감하자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발렌타인데이 매출이 35% 감소한 데 이어 6개월 연속 15~30% 매출 하락을 견디다 결국 무너진 것이다.
암울한 전망
텍사스 레스토랑 협회 에밀리 윌리엄스 나이트 회장은 “레스토랑들은 아직도 팬데믹 부채를 안고 있고, 최근 자연재해로 입은 피해까지 더해져 재정적·정신적으로 다음 침체기를 견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주기적인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는 개업이 폐업을 크게 앞질렀지만 올해는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하향 추세의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휴스턴의 다문화적 정체성을 대표하던 로컬 레스토랑들의 생존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도시의 미식 문화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한 업주의 말처럼 “꿈이 산산조각 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휴스턴 레스토랑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시기를 보냈으며, 2026년에도 이러한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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