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법원 앞에서 반대 시위하는 시민들 / 사진 캡처: 디트로이트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수) 자신의 출생 시민권 행정명령에 대한 연방대법원 구두 변론에 직접 참석해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법원 구두 변론을 지켜본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90분간 변론을 청취한 뒤 정부 측 변론이 마무리된 직후 자리를 떴으며, 퇴장 시 법정 내에서는 별다른 소동이 없었다. 그는 공개 방청석 첫 번째 줄, 통상 의회 의원들에게 배정되는 자리에 앉았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이 논쟁을 너무 오래 들어왔기 때문에” 직접 법정에 앉고 싶었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날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의 합헌성 여부를 심리했다. 이 행정명령은 트럼프의 2기 취임 첫날 발표된 것으로,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부모를 두지 않은 출생자에 대해 자동 시민권 취득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변론 과정에서 대법원은 정부 측 주장에 강한 회의감을 내비쳤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불법 이민자 전체 집단”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정부 측 논리에 의구심을 표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1기 임기 중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대법관 등 보수 성향 대법관들도 정부의 핵심 논거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반면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불법 이민은 수정헌법 14조가 채택된 1868년 당시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던 개념”이라며 현 상황에 새로운 해석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매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25만 명 이상이 이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대법원의 최종 결정은 6월 말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중대한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정을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출생 시민권’을 허용할 만큼 ‘멍청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약 30개국이 출생 시민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민들 필독 사항]
“우리 아이도 해당되나요?” … 비자 소지자 자녀, 출생 시민권 어떻게 달라지나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은 단순히 불법 이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비자(F-1)나 취업비자(H-1B) 등 합법적인 비자로 체류 중인 이민자들의 자녀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내 한인 교민 상당수가 이에 해당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어떤 비자가 해당되나
이번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는 비자 유형은 H-1B(전문직 취업), F-1(학생), J-1(교환방문), L-1(주재원), H-2A(농업취업), 임시보호신분(TPS), DACA 등 사실상 모든 임시 비자를 망라한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임시 비자 소지자일 경우 해당될 수 있다. 부모 양쪽 모두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상태에서 미국에서 아이를 낳을 경우,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그 아이는 미국 시민권을 자동으로 받지 못하게 된다.
- 아시아계 이민자에게 특히 큰 타격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계 이민자가 출생 시민권 제한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집단으로 분석됐다. 미국 내 불법 체류 아시아계 중 약 70%가 임시 비자 소지자이기 때문으로, 이 비율은 라틴계(10% 미만)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 시민권 없이 태어나면 어떻게 되나
출생 시민권이 박탈될 경우 해당 자녀는 사회보장번호(SSN)와 미국 여권을 발급받을 수 없게 된다. 또한 CHIP(아동건강보험), SNAP(식품지원), 메디케이드 등 연방 프로그램 혜택도 받기 어렵고, 성인이 되어서도 투표권, 배심원 의무, 특정 직종 취업이 제한된다. 더 심각한 경우, 부모 본국에서도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하면 아이가 어느 나라의 국적도 없는 ‘무국적자’가 될 수 있다.
◆ 영주권 대기 중인 가정도 주의
영주권 신청이 진행 중이더라도 아이 출생 시점에 영주권이 최종 승인되지 않은 상태라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인 교민 중 영주권 대기 기간이 긴 가정은 반드시 이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현재 상황을 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현재 이 행정명령은 연방법원의 가처분 명령으로 전국적으로 시행이 중단된 상태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2026년 6월 말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 저널 데일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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