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비해 미국에서는 유언장 등 사전 상속 계획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이민자 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유언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왜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텍사스에서 법률 실무를 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많은 이민자분들께서 이러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에 이번 칼럼 시리즈를 통해 이민자로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보려고 합니다.
“상속재산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사망하면, 고인이 생전에 소유하던 모든 재산은 “Estate” (상속재산)가 됩니다. 고인이 소유한 재산은 사망 시점부터 이제는 고인인 홍길동이 아닌 “Estate of 홍길동”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서 인식되는 것입니다. 이 상속재산에는 집이나 토지와 같은 부동산뿐 아니라, 은행 예금, 자동차, 주식, 보험금, 퇴직연금, 오일·가스 권리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인의 채무도 포함됩니다. 텍사스에서 실제로 이 상속재산의 소유권을 상속인에게 이전하려면 법원을 통한 절차 (Probate)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가족과 상속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채권자들의 권리도 정리하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유언장이 없는 경우 텍사스 법에 따라 재산이 분배되고, 문제가 되는 사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유언장이 없는 경우입니다. 유언장이 없으면 재산 분배는 고인의 뜻이 아니라 텍사스 주법이 정한 방식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텍사스는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재산의 성격에 따라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복잡하게 나누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인의 뜻이 아닌 주법에 따라 재산분배가 될 경우 문제가 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전에 상속분을 미리 주는 거라며 도움이 필요한 한 자녀에게 큰 금액을 도와준 경우, 이를 유언장이나 다른 문서에 명확히 남기지 않으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이미 상속분을 받은 자녀가 법정 상속분에 의해 다른 자녀보다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불공정한 결과가 생길 수 있고 가족 간의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전혼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많은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전혼 자녀가 있는 경우, 배우자는 재산의 성격에 따라 고인의 자녀들과 재산을 나눠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인이 결혼 전 취득한 부동산은 전혼의 자녀가 모두 가지게 되나, 그 중 배우자가 생전에 부동산으로 인한 이익의 1/3의 권리를 갖게 됩니다. 만약 그 부동산에 배우자가 살고 있다면 계속 살 권리를 따로 갖습니다. 이때 갈등이 발생하기 쉽고,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미혼자의 경우, 유언장이 없다면 함께한 친구나 파트너, 혹은 자신을 끝까지 케어 해 준 지인에게 재산을 남길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유언장 없이는 교회나 비영리단체, 장학재단 등 재산을 남기고 싶은 곳에 남길 수 없습니다.
“이민자로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유언장을 통해 후견인을 지정하고, 조건부 신탁을 만드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민자로서 부모님과 형제자매는 모두 한국에 있고, 본인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유언장을 통해 자녀를 위한 후견인을 지정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후견인이란, 자녀가 미성년인 상태에서 부모가 모두 사망하게 될 경우 해당 자녀의 법적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될 사람을 의미합니다. 후견인의 최종 지정 권한은 법원에 있지만, 유언장은 법원이 부모, 즉 고인의 의사를 가장 중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공식적인 문서입니다. 따라서 누가 자녀의 후견인이 되기를 원하는지 유언장에 명확히 기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유언장을 통해 미성년 자녀가 상속받게 될 재산을 신탁 (Trust) 형태로 관리하도록 설계해 두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재산이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운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 내 가족이 많지 않은 이민자라면 이러한 의사를 정확하게 문서로 만들어 놓아야 법원이 고인의 뜻을 잘 파악할 수 있고, 남은 가족들의 상황이나 의사에 상관없이 상속 재산이 자녀에게 안전하게 쓰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재산도 함께 고려하여 상속 계획을 종합적으로 세워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재산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 재산의 상속을 함께 고려하여 상속 계획을 세우고,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있는 재산은 텍사스 주법에 따른 유언장만으로 직접적인 법적 효력을 미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있는 재산을 함께 고려하여 별도로 한국법에 맞는 유언장을 작성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설계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절차적으로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됩니다.”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남은 가족들은 어떠한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 상속 법원에서 누가 상속인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상속인 확인 소송 (Determination of Heirship)의 중요 절차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고인의 가족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가족이 아닌 제3자 증인 두 명의 진술을 요구하며, 가정된 고인의 숨겨진 상속인을 대변할 변호사인, Attorney Ad Litem을 지정합니다. 이 비용은 결국 유가족이나 고인의 재산에서 부담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원은 중립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변호사인, Guardian Ad Litem을 추가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속인을 찾기 위한 공고 절차 등 추가적인 행정 절차가 요구되며, 이 모든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수반합니다. 특히, 가족들은 법정에 출석하여 고인의 사망과 가족관계를 진술해야 하고, 특히 가족에게 감정적인 부담이 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유언장은 모두 반드시 언젠가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하는 보험입니다.”
유언장은 일어날 수 있는 만약의 상황을 가장 쉽게 대비하는 배우자와 자녀를 위한 문서일 것입니다. 저는 종종 클라이언트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잘 준비하시면 잊어도 됩니다. 이제 편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누릴 준비가 되었습니다.”
※ 본 칼럼에서 사용된 사례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색된 것으로, 실제 의뢰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이 변경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상담이나 법적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이나 법적 문제는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의 개별 상담을 통해 정확한 법률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Debby Sung, 텍사스주 변호사
The Sung Law Firm
346-850-3739
debby@thesunglawfi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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