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칫솔질은 대부분의 사람이 매일 실천하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 습관이다. 하지만 칫솔질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구강 관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칫솔이 닿기 어려운 치아 사이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막(플라크·치태)이 쉽게 남고, 이것이 잇몸 염증과 치주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구강 건강이 단순히 치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치매, 당뇨병은 물론 뇌졸중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치실이나 치간칫솔처럼 치아 사이를 관리하는 작은 습관도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까.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상우 박사·김다은 연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빅테이터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치의학 저널'(Journal of Dentistry)에 발표한 논문은 이에 대해 의미 있는 답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2009∼2010년 국민건강보험 일반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을 모두 받은 40세 이상 성인 9만8천866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최대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하루 0∼1회 또는 하루 2회 이상 칫솔질 여부와 치실·치간칫솔 사용 정도(전혀 사용하지 않음, 가끔 사용, 항상 또는 대부분 사용)를 조합해 6개 그룹으로 나눴다. 추적 기간에 모두 3천953명이 새롭게 뇌졸중을 진단받았다.
연구팀은 연령과 성별은 물론 체질량지수(BMI),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뇌졸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보정해 분석했다. 여기에 치과의사가 직접 측정한 치주 상태까지 추가로 반영해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
이 결과 하루 두 번 이상 칫솔질을 하면서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항상 또는 대부분 사용하는 사람은 구강위생이 가장 좋지 않은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치실과 치간칫솔 사용 빈도가 높아질수록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됐다. 효과는 일부 고위험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치아가 빠진 경험이 있는 사람은 칫솔질 횟수와 관계없이 치실이나 치간칫솔만 꾸준히 사용해도 전체 뇌졸중 위험이 41% 낮았다. 이미 구강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일수록 치아 사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게 더욱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65세 미만과 흡연 경험자에게서는 칫솔질과 치실·치간칫솔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허혈성 뇌졸중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남성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 고소득층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구강 건강이 뇌졸중과 연결되는 이유는 구강 내 만성 염증 때문이다.
치주질환이 있으면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액으로 들어가 혈관 내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변화는 혈전 형성을 촉진하고 결국 뇌혈관을 막는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실과 치간칫솔은 이런 염증의 출발점이 되는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전신 염증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치과의사협회(ADA)에 따르면 치실과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 플라크를 각각 최대 80%, 96%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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