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총회서 기호 3번 여리순 당선 선포, 하루 만에 ‘자진 사퇴’
선관위, 결격 사유 없는 문정숙 후보 의사 타진 후 15일 당선 확정 공고

By 동자강 기자
info@kjhou.com
제40대 킬린 한인회장 선거가 당선자가 뒤바뀌는 진통 끝에 기호 1번 문정숙 현 회장의 연임으로 최종 결론 났다. 선거 당일 당선자가 선포되었다가 하루 만에 사퇴하고, 차순위 후보가 다시 당선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킬린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윤정배, 이하 선관위)는 지난 15일(일), 기호 1번 문정숙 후보를 제40대 킬린 한인회장 당선자로 최종 공고했다.
혼란 속 ‘기호 3번’ 당선 선포
사건의 발단은 지난 12월 13일(금) 킬린 한인회관에서 열린 정기총회 및 회장 선거 현장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기호 1번 문정숙, 기호 2번 이강일, 기호 3번 여리순 후보가 모두 참석했다. 앞서 선관위는 이강일 후보에 대해 자격 미달을 이유로 ‘등록 무효’를 통보했으나, 이 후보가 선거 당일 현장에 참석하면서 장내가 술렁였다. 자격 시비로 인한 고성과 혼란이 가중되자, 기호 1번 문정숙 후보는 “동포 사회의 분열을 막겠다”며 현장에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선관위는 기호 2번은 자격 무효, 기호 1번은 사퇴 의사를 밝힌 점을 들어, 남은 기호 3번 여리순 후보를 제40대 회장 당선자로 선포하고 총회를 마무리했다.
14~15일 하루 만의 사퇴, 그리고 번복
그러나 선거 다음 날인 14일(토), 상황은 다시 급변했다. 전날 당선 선포를 받은 여리순 씨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선관위 측에 회장직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당선자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회장직이 공석 위기에 처하자, 선관위는 결격 사유가 없는 기호 1번 문정숙 후보에게 회장직 수락 의사를 다시 타진했다. 문 후보가 이를 수락함에 따라 선관위는 15일(일) 문정숙 후보를 제40대 한인회장으로 최종 확정하고 공고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문정숙 후보가 당선되었음을 동포 사회에 알린다”고 전했다.
약사에서 한인회장으로
문정숙의 ‘인생 3막’ 문정숙 당선자의 이력은 화려하면서도 치열하다.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하고 문교부 유학생 시험에서 2등을 차지했던 엘리트였던 그는, 1960년대 유학생 신분으로 도미했다. 당시 832명의 지원자 중 2등으로 선발될 만큼재원이었던 그는 미국 병원에서 50년 넘게 근무하며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삶을 개척했다. 문 당선인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병원 어디를 가도 동양인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통역도 해주고 궂은일도 도맡아 했죠. 당시 약소국이었던 한국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인종차별도 겪었지만, 그때의 치열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대학병원(5년)을 비롯해 필라델피아 등 미국 주요 도시 병원을 거치며 ‘1막 서울, 2막 필라델피아’의 삶을 살았던 문 당선자는, 이제 텍사스 킬린을 ‘제2의 고향’이자 ‘인생 3막’의 무대로 삼았다. 문 당선자는 “킬린은 크지 않지만 한인사회 역사가 50년이 넘는 깊이 있는 곳”이라며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휴스턴, 달라스, 뉴욕 다 다녀봤지만 킬린 같은 곳이 없다. 4~5천 명의 동포들이 20분이면 다 모일 수 있을 만큼 밀도가 높고 끈끈하다”고 강조했다.
군인 가족과 시니어의 든든한 울타리
오는 2026년 2월 1일부터 2년의 연임 임기를 시작하는 문 당선자의 공약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특히 킬린 지역 특성상 90% 이상을 차지하는 ‘군인 가족(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문 당선자는 “독거 시니어 지원과 차세대 한인들의 참여 활성화는 물론, 우리 민족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한글학교와 문화예술 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평소 발레리나를 꿈꿨을 만큼 예술에 조예가 깊은 그는 “삼국시대 춤과 같은 한국의 얼이 담긴 문화를 통해 동포들에게는 자긍심을, 현지 미국인들에게는 한국 문화의 매력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교류 확대도 약속했다. 문 당선자는 “우리끼리만 뭉치는 것이 아니라, 인근 미국인들과 손잡고 우리 문화를 소개하며 그들이 우리 커뮤니티에 오도록 해보게 하고 싶다”며, 지역 중고등학교 방문 및 레크리에이션 행사를 통한 문화 전파 계획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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