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노동자 대량 감염에 병목 현상 ‘몸살’
“미 경제 파급 막아야” 백신 접종 긴급 투입 요청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2021년 1월 코로나19 감염이 역대 월별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전폭적인 백신 지원 확대 의지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과 소비자 중간에 있는 물류 시스템에 적신호가 떴다.
LA 롱비치 항 부두 노동자들의 코로나19 대량 감염과 휴직, 이직 등 인력 공백으로 인한 병목 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주로 항만노동자들의 노사분규나 태업 등이 물류 대란의 원인이 되었었고, 지난 2016년에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미 물류 젖줄에도 비상이 걸렸었다. 그러나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병목 현상이 언제 해소될 지 전망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LA 타임즈에 의하면 26일(화)에도 40여척의 선박이 컨테이너 항구에 접근하지 못한 채 외곽에 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1월 17일 기준으로 총 694명의 부두 노동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1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바이러스 관련 휴가 중에 있다고 전했다. 현지 관계자는 약 1천800여명의 근로자들이 코로나로 인해 근무지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거나 격리 조치 중에 있는 사람도 있지만, 코로나가 두려워 직장에 나오지 않는 근로자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물류(物流)의 특성상 꼬리에 꼬리를 문 오퍼레이션 구조에서 앞의 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없다. 항만 인력의 공백은 미국 철도, 트럭 회사들로 직접 영향을 끼치며 물량의 내륙 수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물품 지연과 운송료 폭등
코로나 사태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미국의 대아시아 수입 화물도 폭증하고 있지만, 이러한 물류 정체 현상이 극심해지자 수출업체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휴스턴의 한 한인동포는 한국에서 지난 연말 해상 화물로 물건을 선적했는데 아직도 LA 항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평소 한국에서 컨테이너 배가 떠나면 미국 LA 항까지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항만 병목 현상으로 화물 하역이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운임비 상승과 항만 대기 지체료까지 물게 되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송비용이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몇 배씩 폭등하고 있고 10시간씩 기다렸다가 그냥 돌아가는 트럭들도 많다는 것이다.
범양해운 USA 휴스턴 지사 김진용 대표는 “예를 들어 10명이 일해야 하는데 모두 퇴사하고 한 사람이 일하는 형국이다”라고 현지 상황을 전하면서, 배들이 항구로 접안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항만 오퍼레이션은 지방 정부가 운영하는 공기업이어서 많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도 물류 시스템의 각 단계 단계가 물 흐르듯이 원활하게 연결시키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만큼이나 뚜렷한 대안 없이 악화되는 상황이 더욱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3~5일 걸리던 통관이 심할 때는 몇 주씩 걸리기도 하고, 물류비 상승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20~30% 상승은 기본이고 어떤 지역은 50%, 심지어 100% 이상까지 폭등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고가의 항공수송을 피해 비용절감을 위해 해상 운송을 선택한 회사들이 운송 지연에 따른 제품 변질과 납기 기한 미준수에 따른 위약금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물품 공급기일을 맞추기 위해 운임이 비싼 항공운송을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고 있지만 물량이 밀리면서 항공 운송 통관도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만이 살 길
미국 서부지역은 미국의 대외수출입에서 중요한 관문역할을 하고 있다. LA항, 롱비치항 등으로 대변되는 LA 통관지구만 미국 전체 무역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제조업 생산국가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미국 50개 주 중에서도 가장 경제규모가 큰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대륙과 철도, 고속도로 등 연계 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기 때문에 주요 관문이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시장 상황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물류 대란을 막아야 한다. 롱비치 항은 2020년 총 810만 대의 화물 컨테이너를 수송해 가장 바쁜 해로 기록됐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2020년 상반기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19%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거의 50% 증가하면서 완전 회복된 것이다. 2019년의 정상 수준에 육박했고, 2020년은 항구 역사상 네 번째로 많은 물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항만 경영진, 노조 지도자 및 지역 공무원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LA와 롱비치 항구를 통과하는 화물의 이동 속도가 정체되는 것이 더 이상 길어질 경우 심각한 물류 대란이 발생한가는 위기감 속에 부두 노동자들에게 긴급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의료 종사자, 응급구조대원 및 전문 요양시설의 거주자와 직원들, 그리고 65세 이상 시니어들과 기저질환자들에게 우선순위가 지정된 현 상황에서 조차 그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백신 공급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부두 노동자에 대한 예방 접종 요청은 충분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진용 대표는 “항만 노동자는 국가 경제의 물류 젖줄을 담당하는 필수 노동자들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즉각적 백신 접종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가장 큰 항구 터미널 폐쇄라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고, 이는 LA 항을 이용하는 많은 한국 수출기업들과 현지 한인경제에도 모처럼의 호황 찬스를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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