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결제 익숙지 않은 고령층 수표 사용자 ‘사기 표적’

▲ 우편물 도난과 관련된 수표 사기 보고
By 변성주 기자
sbyun@kjhou.com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수표 사기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금융기관과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동시에, 디지털 결제 수단의 확산으로 수표 사용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이중적인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따르면, 수표 사기와 관련된 신고 건수가 2020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2023년 기준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 대비 수십 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공공우체통 안전하지 않다
수표 사기는 우편함에서 수표를 탈취하거나 배달 중인 수표를 훔친 뒤, 이를 위조하거나 부정 사용하는 경우, 위조 수표 제작, 금액이나 수취인의 정보를 조작해 수표를 변조해 악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형태다. 이러한 수법들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정교화되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이를 탐지하고 방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체이스뱅크의 고객들이 수표 사기와 관련된 여러 사건에 연루돼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24년 10월, 체이스은행은 고액 수표를 모바일로 입금한 후, 수표가 결제 처리되기 전에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고객 4명을 제소했다. 이들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된 수법을 따라 이러한 행위를 저질렀는데, 총 피해 금액은 약 66만 2천 달러에 달했다. 가짜 수표를 은행에 입금하도록 유도한 후, 수표가 처리되기 전에 현금을 인출하거나 송금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의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수법들 모두 은행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피해자들에게 큰 재정적 손실을 안겼다.
체이스뱅크는 이러한 사기 행위에 적극 대응하여 불법 인출에 가담한 고객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부당하게 인출된 자금의 반환과 관련 비용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수표 사기 방지를 위해 내부 시스템을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수표 사용 시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등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휴스턴에서 FTC가 주관한 기자회견에서 휴스턴 경찰청 금융범죄수사부의 코너 에반스 형사도 많은 수표 사기나 위조 범죄의 상당수가 도난당한 우편물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표 발행 후 반드시 수취인이 수령했는지 확인하고, ▶외부에 설치돼있는 공공 우체통 대신 우체국이나 은행 내부 등 안전한 장소에서 수표를 발송하며, ▶정기적으로 계좌 내역을 확인하여 이상 거래를 조기에 발견하라고 조언한다.

▲ 한달동안 수표를 사용한 미국인 비율(2023년 10월)
“되도록 수표 사용 하지 마세요”
수표 사기의 급증과는 대조적으로, 수표 사용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로서리 체인 타겟(Target)은 지난 해 7월 더 이상 수표를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식료품점 알디(Aldi)도 웹사이트에 수표를 받지 않는다고 공지했고, 아마존 소유의 홀푸드(Whole Foods)도 수표를 결제 수단으로 받지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간 400억 건 이상의 수표가 사용되었으나, 2020년대 들어 그 수는 약 100억 건 이하로 줄어들었다.
신용카드, 데빗카드, 모바일 결제 시스템(예: Venmo, PayPal)의 확산으로 수표를 대신할 더 편리한 옵션이 제공되고 있고, Zelle과 같은 은행 연동 전자 송금 서비스는 즉각적인 결제가 가능하고 높은 보안을 제공해주므로 사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은 물론 미국 정부도 수표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 2013년부터 대부분의 사회보장 수급자는 전자 방식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수표 사용의 감소가 수표 사기율을 낮추게 할 것 같지만, 오히려 수표를 발행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줄어들면서, 수표를 사용하는 이들이 더욱더 사기행각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FTC 기자회견장에서 포트밴드 카운티 지방검사청 존 브루어 경제범죄과장은 수표 사기 예방책을 묻는 질문에 “아예 수표를 사용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무엇보다 고령층이나 디지털 금융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주요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인사회도 가족들이 적극 나서서 고령층의 부모나 조부모들에게 디지털 결제의 장점과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할 것이다.

▲ 2023년 개인간 결제방법 점유율 <표 출처: A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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